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(부총장 김영) 신소재화학과 및 광전자신소재연구소 연구팀이 유기 다공성 분자 배열을 효율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유해 기체 검출 가능한 증기 변색성 소재의 특성을 변화시키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.
증기 변색성은 특정 기체나 증기에 대한 반응으로 색상 및/또는 발광 색상의 변화를 보이는 현상을 의미한다.
△(왼쪽부터) 제1저자 김민지(신소재화학과 박사과정)·남귀웅(신소재화학과 석사과정), 교신저자 위경량(신소재화학과 및 광전자신소재연구소 부교수),
공동저자 안민아(광전자신소재연구소 연구원)·이소윤(신소재화학과 석사과정)
유기 다공성 분자 배열은 구조적 유연성을 지니고 있어, 외부 자극에 의해 큰 구조적 변형이 가능하여 고성능 증기 변색성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. 그러나 고밀도 배열 및 무질서한 배향 경향 때문에 유기 다공성 분자 배열의 형성과 제어는 매우 어려운 과제로 여겨졌다.
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위치 이성질체를 사용하여 도너-억셉터-도너 (Donor–Acceptor–Donor) 기반 분자 빌딩 블록의 모양을 조작하여 분자 배열을 제어하는 전략을 제시하고 분자 배열과 증기 변색성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해 냈다.
연구팀이 제안한 도너-억셉터-도너 기반 분자 빌딩 블록은 위치 이성질체에 따라 Z형, 준-Z형, 선형 구조를 가지며, 각각 다른 분자 간 상호작용과 공극 부피를 가진 분자 배열을 형성해 최종 미세 구조에도 변화를 일으켰다.
△ 분자 빌딩 블록 모양에 따른 분자 배열과 증기 변색성 간의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모식도
특히 조절된 분자 배열은 증기 변색성 특성에도 변화를 일으켰다. 세 가지 이성질체 중, 느슨한 배열을 이루는 Z형 분자 빌딩 블록은 가장 민감한 증기 형광 변색성을 보였으며, 조밀한 배열을 형성하는 선형 분자 빌딩 블록은 방향족 탄화수소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증기 변색성을 나타냈다.
이 연구 성과는 유해 기체 검출 가능한 고성능 증기 변색성 소재 개발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공한 것으로, 추후 환경 및 산업 응용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.
신소재화학과 위경량 교수는 "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 유해 기체 검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, 색 변화를 이용해 간편하게 유해 기체를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스마트 소재를 개발했다"며, "이 기술은 다양한 첨단 과학 분야에서 폭넓게 응용될 수 있을 것"이라고 밝혔다.
한편,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과제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, 연구 성과는 광과학 및 재료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‘어드밴스드 옵티컬 머티리얼스 (Advanced Optical Materials)’에 게재됐으며, 10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.